경남 김해지역의 폐지 줍는 노인들이 생활고에 따른 우울증세는 물론 교통 및 낙상사고 등 각종 사고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노인에 대한 안전 대책과 함께 생활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김해지역 생명나눔재단과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 등 복지 관련 단체들이 지난 1월부터 7월 말까지 관내 폐지 줍는 노인 199명과 재활용 수거업소 20곳, 지역주민 20명 등 모두 259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 노인의 절반가량이 우울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세에도 불구하고 전문가 상담이나 치료를 받은 노인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 수입 '10만원 미만' 57%
교통사고·낙상에도 무방비
폐지 줍는 노인은 전체 199명 중 남성이 66명, 여성이 133명으로 나타났고, 연령은 70대가 전체 51.2%로 가장 많았으며, 90세 이상도 3명이나 포함됐다. 전체 54.8%는 독거노인이고, 58.3%가 기초생활비용 비수급자로 분류됐다.
폐지를 줍게된 이유에 대해 노인 대부분은 "생계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폐지수집 수입은 월평균 5만 원 미만이 전체의 38.2%로 가장 많았고, 10만 원 미만이 18.8%였다. 또 20만 원 이상 수입은 10.4%, 최고 수입자는 60만 원이라고 답했다. 노인들의 월평균 수입은 15만~2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폐지 줍는 시간은 1주일 평균 34.4시간으로 나타났다.
폐지를 줍는 과정에서의 사고위험에 대해서는 굴러떨어지는 낙상사고가 22.6%로 가장 많았고, 날카로운 물건에 찔리는 사고가 16.6%, 교통사고 12.5% 순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의 노인들이 폐지를 줍다 사고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김해생명나눔재단 임철진 사무총장은 "폐지 줍는 노인들은 대개 기본적인 사회권을 보장받지 못해 신체적·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치단체가 먼저 나서 생활안정과 안전한 녹색일자리 확대 등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